베트남 수도 하노이 및 북부지역 거주 한인들의 참정권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23일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해외 거주 유권자들의 재외투표가 이날부터 시작된 가운데,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에 꾸려진 투표소에는 첫날부터 적지 않은 교민들이 방문하는 모습이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재외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서 마련한 셔틀버스가 도착하자 교민 10여 명은 투표소로 삼삼오오 이동했다. 유권자는 대사관으로 진입하기 전에 체온 체크와 여권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 했다. 선관위 측은 혹여 고열의 발열자가 나올 상황을 대비해 임시기표소를 별도로 마련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평일부터 재외투표가 시작된 만큼 일정을 미루고 투표소를 방문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베트남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김 모(41)씨는 "주말에는 혼잡할 것 같아 반차 휴가를 쓰고 투표를 하기 위해 왔다"면서 "비록 한국에 살고 있지 않아도 대한민국 미래에 관심 있는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박 모(50)씨는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들에 대해서도 차기 대통령이 보다 세심한 배려를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경제를 보다 이끌어주실 분이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투표소는 방호복과 페이스 쉴드 등을 갖춘 선관위원 및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로 질서정연하게 운영됐다. 재외투표가 시작된 첫날이라 그런지 유권자가 많지 않아 투표소에서는 긴 대기 없이 바로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투표권을 갖게 된 문 모(20)씨는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는 것도 신기한 경험인데, 재외투표로 참여하는 만큼 오래 기억에 남는 첫 투표가 될 것 같다"면서 "MZ세대가 정치권에 무관심하다는 뉴스를 봤지만 하노이에 거주하는 MZ세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외투표 첫날부터 하노이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투표는 국민의 의무'라고 입은 모으는 분위기였다. 특히 해외에 거주할수록 표를 행사해야 국민의 목소리를 더욱 낼 수 있고, 참정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정치 무관심은 미래에 고스란히 유권자의 몫으로 돌아온다는 생각이 깊었다.
실제로 20대 대통령을 직접 뽑겠다는 교민들의 열망이 컸다. 전 세계 도시 중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 수는 전 세계 도시 중 상하이, 도쿄, 뉴욕, LA에 이어 하노이가 5위에 오를 정도로 이번 대선에 대한 교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홍석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행안관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3만 여 명의 교민 중 7141명이 등록했는데, 5위 권 내 다른 도시들의 한인 수 대비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률이 현저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안관은 "재외투표 첫날 투표율은 7.4% 수준으로 생각보다 높지 않은 편"이라며 "예상보다 조금 낮은 만큼 앞으로 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선관위 측은 "열이 있거나 호흡기 질환이 있을 경우 개인 차량을 이용해 투표소에 방문해 임시기표소에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며 "주말에는 보다 많은 유권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므로 평일에 투표에 참여하길 권하며, 회사에서도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의 평일 반차 사용 등 많은 배려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주베트남대사관 재외투표소는 오는 28일까지(오전 8시~오후 5시 운영), 하노이한국학교 재외투표소는 오는 26~27일(오전 8시~오후 5시 운영) 양일간 운영된다.
선관위는 투표소와 거리가 멀거나 대중교통에 불편을 겪는 유권자를 위해 28일까지 45인승 버스 2대를 셔틀버스로 활용하고 있다. 하노이 시내에서는 경남아파트, 에메랄드, 골든팰리스, 골드마크시티, 롯데센터, 로얄시티, 그랜드 프라자 등에서 정해진 시간에 셔틀버스에 탑승하면 된다. 베트남 북부지역 거주 유권자들의 재외투표 참여를 위하여 선관위에서는 오는 26~27일 양일간 빈푹성-대사관, 박닝성-대사관, 하이퐁시-대사관 셔틀버스를 제공한다. (코참데일리 이선아 기자)




